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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방아 도는 내력
작성자 잔투가르XE7 2017-07-09 05:00:532017-07-09 05:00:53
물방아 도는 내력
벼슬도 싫다마는 명예도 싫어
정든 땅 언덕 위에 초가집 짓고
낮이면 밭에 나가
길쌈을 매고
기심을 매고
밤이면 사랑방에 새끼 꼬면서
새들의 우는 사연을 알아보련다
.
서울이 좋다지만 나는야 싫어
흐르는 시냇가에 다리를 놓고
고향을 잃은 길손 건너게 하며
봄이면 버들피리 꺾어 불면서
물방아 도는 내력 알아보련다
.
손로원님 작사
,
이재호님 작곡에 박재홍님이 노래하신 물방아 도는 내력입니다
.
서울 가서 출세하여 세상에 큰 일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그러고자 하는 사람 기왕에 나 아니고도 얼마든지 많아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내세우고자 하는 것이 짐이 되는 세상
..
자연을 벗삼아 흐르는 구름 보며 나뭇잎 흔드는 바람과 함께
때로는 가족 혹은 이웃들과 때로는
(
가족들 외출했을 때
)
나홀로 살아가는 것도
그 멋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
물방아 도는 내력의 일절 가사
낮이면 밭에 나가 기심을 매고
..
로 불러야 한다
.
1
절 가사에서 보통
낮이면 밭에 나가 길쌈을 매고
라고 들 부르지만
길쌈은 피륙을 짜 내기까지의 모든 수공의 일을 일컫는 명사로서
길쌈하다
는
식으로 사용하며 밭에 나가서 김매는 것을
기심을 매다
로 사용하기 때문에
길쌈이 아닌 기심이 맞다고 하겠습니다
.
그런데
,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1
절의 노랫말이 잘못 불려지고 있어서 문제이다
.
아무런 연관도 없는 가사가 비슷한 발음으로 인해 가요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
의미를 모르는 대중들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
1954
년에 도미도 레코드사에서 발간해 낸 레코드판에는 분명히
1
절의 가사가
“
낮이면 밭에 나가 기심을 매고
....”
로 잘 나와 있는데 언제부터인지 모르게
“
낮이면 밭에 나가 길쌈을 매고
...”
로 잘못 바꿔 부르고 있는 것이다
.
가수는 물론이고 음악 방송의 전문 진행자나 작곡가 등도
“
길쌈을 매고
..”
로 잘못
알고 있으며
,
그러다 보니
“
밭에 나가는 게 아니라 밖에 나가는 것 아니냐
는 이야기나
,
밭이나 바깥이나 비슷하다
”
는 이야기도 하는 어처구니 없는 실정이다
.
“
이상하다
.
길쌈은
삼이나 무명을 잣는다
는 말인데 잣는다는 것은 실의 재료로 실을 만들고
천을 만든다는 것 아닌가
?
아마도 낮에는 밖에
(
남의 집
)
에 나가서 길쌈을 매고
,
밤에는 안
(
집
)
에서 새끼 꼰다는 것이
아니겠느냐
?”
는 말도 안되는 해설도 하고 있는 지경이다
.
길쌈 매는 것은 여자이고 사랑방에 새끼 꼬는 것은 남자인데 어떻게 같은가
?
어떻게 해서 이런 엉뚱하고도 엉터리 없는 일이 벌어졌을까
?
그 이유를 알아보려면 먼저 제대로 된 박 재홍이 부른 노래
1
절의 가사인
기심
을
살펴보아야 한다
.
원래 가사인
“
기심
”
은 무엇을 뜻하는 말인가
?
애석하게도 우리의 국어사전에는 기심이라는 낱말은 나와 있지 않다
.
다만
,“
김
”
이라는 말이 나와 있을 뿐이다
.
“
김
”
은
“
기음
”
의 줄임말이며
,‘
기음
“
은
’
논밭에 난 잡풀
‘
이라는 뜻이다
.
논밭에 난 잡풀을 뽑거나 묻어버리거나 하여 없애는 것을
“
기음 맨다
”,“
김 맨다
”
고 한다
.
“
프를 매야 두듥 가에 두놋다
(
두시 언해
)”
는
“
풀을 매어 언덕 가에 놓았다
”
는 뜻으로
“
김
”
은 매어야 할 대상인 잡풀을 말하는 것이다
.
그런데 기심이라는 말이 쓰인 근대소설이 있다.
가뭄이 계속되자 사람들은 지주인 이 주사네 논의
기심을 매고
비 오기를 축수하기도 하고
보광사 절에서 불공을 드리지만 가뭄은 여전히 계속됐다
.
-
김정한
(1908~1996)
사하촌
(
寺下村
)
중에서
따라서
,
노랫말의 원어는
“
낮에는 밭에 나가 기심
(=
김
)
을 매고 밤에는 사랑방에 새끼 꼬면서
...”
로 바꿔서 불러야 한다
.
길쌈은 국어 사전에
“
피륙을 짜는 일
”
을 말하며
,
동사를 만들면
“
길쌈 한다
”
로 써야 한다고
밝히고 있으며
,
기심은 김으로서 매야 할 대상이 되므로
“
기심을 매고
..”
가 되는 것이다
.
전혀 엉뚱한 노랫말을 부르고 있는 모습을 보거나
,
아무 생각없이 엉터리 없는 해설을 하고 있는
이들을 보면 불쌍하기 짝이 없어서 하는 말이다
.
우리 대중들의 생활과 의식의 형성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치는 대중가요의 노랫말을 제대로 쓰고
부르는 것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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