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잔투가르XE7 2018-05-11 14:20:142018-05-11 14:20:14
점심 후 나른한 오후라서 써봅니다. 제목에 ㅊㅈ 쓰면 조회수가 오른다기에...
때는 바야흐로 95년 가을, 당시 나는 잠실에서 알바를 하고 있었습니다.
출퇴근을 좌석 버스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 좌석 버스가 금곡, 도농, 구리, 잠실만 서는 직행 좌석이었습니다.
구리는 섰던가 안 섰던가 좀 헷갈립니다만. 글 내용에서 중요한 부분은 아닙니다.
집이 도농에서 일반 입석 버스로 두 정거장이라서 당시는 환승 제도가 없었기에,
웬간하면 걸어서 도농의 정류장까지 가서 거기서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버스를 타곤 했어요.
어느 날 버스를 탔는데, 평상시처럼 이미 금곡에서 자리는 다 차고 서 있는 사람도 10여 명 넘게 있었습니다.
도농에서 사람들이 타니 꽉 차버렸습니다.
그 때 나는 나름대로 머리를 쓴다고 앞에서 두번째줄의 오른쪽 두 자리에 있는 등받이와 팔걸이에 몸을 걸쳤어요.
등짝은 등받이 옆쪽에 기대고 엉덩이를 살짝 팔걸이에 살포시 내려놓고,
약간 엉거주춤하게 서서 앉는 효과를 내고 있었죠.
도농에서 탈 때, 출퇴근 시간에는 언제나 붐비니 이게 제가 개발한 나름의 편한 자세였죠.
버스 뒤쪽은 이렇게 기대가면 서 있는 사람에 밀려 팔걸이에 걸터앉기가 어려워서,
경험상 두번째 줄이 가장 기대기 좋았어요.
워낙 붐비는 버스라 자리에 앉은 사람도 그 정도는 누구나 양해를 해 줬어요.
그날도 그렇게 기댔는데, 우연찮게 앞에 한 처자가 서더라고요.
그러다 계속 타는 사람들에 밀려서 내게 너무 다가오는 거예요.
구리에서 몇 명이 겨우 더 타고 나니, 뭐 이제 밀착이 되더군요.
그런데 이 버스가 구리를 지나서 당시 외곽순환 고속도로의 한강다리를 건너서
올림픽대로로 올라타서 잠실까지 그대로 가요.
평소 30~40분이면 도농에서 잠실까지 가지만, 출퇴근 시간에는 1시간 가깝게 걸리고,
많이 막히는 날은 훨씬 더 걸려요.
그 날은 엄청나게 막히더라고요. 버스가 고속도로에서부터 멈춰서다시피 하더군요.
어느 순간, 이 아가씨가 주변을 두리번거리더니...
내게 좀 더 몸을 붙여오는 겁니다. 그러다 곧 허벅지에 몸을 걸터앉다시피 하는 거예요.
대략 내 허벅지가 60도 각도 정도로 엉거주춤 앉아 있는데, 그 위에 자신도 그 자세로...
잠시 후 등도 기대서... 이러니 몸통부터 무릎 근처까지 몸이 다 밀착되어 버리잖아요?
아, 대체 이 아가씨가 내게 왜 이러나?? 이걸 뭐라고 해야 하나?
저기요! 이러면 안 돼요! 이건 성추행입니다!
라고 해야 하는 건가, 기분 나쁘다는 동작을 취해야 하나란 고민에...
잘못하다가 내가 성추행범으로 몰리는 건 아닌가...
그런데 처음에는 살짝 기댄다 싶던 게, 점점 더 완전히 몸을 내맡기며 완전히 편하게 기대더라고요.
지금이야 자제가 될테지만, 그 땐 한참 혈기왕성할 때라...
어쩔 수 없이!!! 반응이 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아, 여기서 나는 변태가 되는 건가... 변태가 흥분하면 모양이 변한다는 뜻인가??
그딴 걸 생각할 새도 없이 아, 이걸 어떡해야 하는가란 고민에.
가만보니 그 아가씨 주변에는 온통 남자들인데, 나보다 더 변태같이 생긴 아저씨들만 그득했습니다.
어차피 주변 사람과 밀착되는 상황에서 그나마 나름대로 그날 면도를 깔끔히 하고,
안경 써서 좀 순진해보인 제가 간택됐나 싶었지만,
아마도 제가 반 앉아있는 자세가 편해보이고 거기에 걸치는 게 자기가 편해지는 방법 같았나 봅니다.
자세가 살짝 앉는 자세가 되니 저 빼고는 다른 사람이랑은 밀착되지 않게 되기도 했죠.
그런데 그런 것보다는 아마도 많이 힘들었나 봅니다.
이 버스는 중간에 내릴 수가 없고 그날따라 많이 막혔으니까요.
아무튼 그건 아가씨 사정이고, 저는 미치겠는 겁니다.
처음에는 어떻게든 이게 변태되는 걸 피해보려고 살짝 꼼지락거려 봤지만...
아가씨는 요지부동이고 오히려 더 변태되어가고 있어서...
한 순간 그냥 포기해버렸습니다. 애국가고 반야심경이고 소용 없더란.
양 볼기 사이에 영락없이 끼어버렸는데, 어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저는 그걸 변태한 상태로 1시간 30분을 견뎌냈습니다.
그날따라 정말 많이 길이 막혔어요.
살짝 식은땀도 나고 심장도 뛰고...
그거 아세요? 그렇게 오래 뭔가 변태되어 서 있으면 정말 힘들어요.
기사 아저씨, 나 좀 살려주세요!라고 속으로 외치며...
1시간 30분만에 버스가 목적지인 잠실에 서자마자,
그 아가씨는 후다닥 뛰어나갔고,
저는 엉거주춤한 자세로 내려서...
가해자의 뛰어가는 뒷모습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어요.
붉게 물든 목덜미와 귓볼, 그리고 샴푸 냄새.
그리고 제가 키가 큰 편, 아니 앉은 키가 큰 편이라 내려다보였던 땀방울이 맺힌 아가씨 정수리.
또렷히 기억이 나더군요. 다시 보면 분명 그 사람을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이 가해자 아가씨를 잡아서 꼭 따져야겠다고 별렀지만,
그 후로 다시는 보지 못했습니다.
범인은 현장에 다시 나타난다든데... 아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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