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잔투가르XE7 2018-06-26 13:14:232018-06-26 13:14:23
대학 한 학년 후배인 그녀는, 나와 두 살 차이가 났다.
우린 같은 과였고, 같은 동아리 활동을 했다.
신입생 환영회 때 그녀에게 술을 먹이려는 선배들 틈에서 그녀를 슬쩍 빼온 일이 있었다.
그 일 때문에 그녀가 같은 동아리에 가입했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녀는 동아리 활동을 꽤나 열심히 했다.
술을 전혀 못 마시는 그녀는 술자리에 잘 나오지 않았고 큰 행사 뒤풀이에만 참석했다.
술독에 빠져 살던 나완 이래저래 만날 일이 많지는 않았다. 그래서 가까워질 일이 없었다.
그 후 내가 여자친구가 생기고, 얼마 뒤 그녀도 남자친구가 생기면서 더더욱 그랬다.
그 해 여름 난 입대를 했다.
부모님 대신 대학 선, 후배들이 배웅을 해줬다. 그 중에 그녀도 있었다.
그 날 여자친구는 펑펑 울고, 사람은 많고, 너무 정신이 없어서 그녀와는 제대로 얘기를 나누지 못했다.
그녀는 며칠 뒤 훈련소 앞에서 찍은 단체 사진을 편지로 보내주었다. 그 사진은 큰 힘이 되었다.
그녀에게 고마웠다.
훈련소를 마치고 자대 배치를 받고 100일 휴가 나오기 전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자대 배치 후 내게 닥친 제일 큰 시련은 여자친구와 연락이 잘 되지 않는다는 거였다.
우리 부대는 이등병에게 일주일에 딱 하루 전화할 수 있는 시간을 정해줬다. 시간은 5분.
나에겐 주중에만 전화 시간이 주어졌고, 주중에 알바를 하던 여자친구와 전혀 통화를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에 내 휴가 소식을 전하려 전화한 후배에게 이상한 소리를 들었다.
요즘 여자친구가 복학한 어떤 선배랑 자주 붙어있다는 거였다.
자세히 말해달라고 했다.
그 복학생 선배는 어학연수를 다녀온 뒤 내 여자친구와 같은 카페에서 일하는 3학번 위 선배라고 했다.
요즘 자기 동기들 사이에서 둘 사이를 심상치 않게 생각한다고 했다.
‘아하... 그래서 편지도 뜸했구나.’
서운했던 일들이 겹쳐 감정이 폭발했다.
난 여자친구에게 연락하지 않고 100일 휴가를 나갔다.
겨울이었다. 눈 오는 겨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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