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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잔투가르XE7 2020-01-31 19:32:14  
2020-01-31 19:32:14  


  • [단독]우한 전세기 승무원 긴 기다림에도 누구 하나 짜증 안냈다

    [단독 인터뷰] 우한 전세기 탑승 오중현 대한항공 객실승무원

    “저랑 악수해도 괜찮으시겠어요?”

    31일 비행기에서 내린 후 모처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오중현(38) 대한항공 객실승무원이 건넨 첫 마디였다. (인터뷰 기자는 악수 후 바로 손을 씻었다.)

    방금 비행을 마친 그의 얼굴이 벌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에 그는 일단 양해부터 구하고 전자담배를 꺼냈다. “긴장한 상태로 방호복에 장시간 갇혀 있었더니 담배 생각이 절실했다”며 내뿜는 담배 연기에는 지난 10시간의 긴장감과 책임감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그는 31일 중국 우한 톈허공항에서 출발한 대한항공 KE9884 항공편에 승무원으로 탑승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의 발상지인 중국 허베이성 우한시에 다녀온 것이다.



    걱정하는 아내 설득해 어렵게 허락 받아내

    정부가 우한 교민을 위해 마련한 전세기에 탑승할 승무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오 승무원이 접한 건 지난 24일이다. 보자마자 그는 아내에게 전화했다. 아내에게 “연일 신문·방송에서 거론하는 우한 폐렴이 확산할까 봐 걱정이다”라며 “거대한 재난 사태가 벌어진 만큼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고 말했다. 동료 승무원에 대한 배려도 있었다. 본인이 가지 않는다면 비번인 다른 동료 승무원이 탑승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7년 결혼한 아내 입장에서는 당연히 질병의 발원지에 간다는 사실이 걱정이었다. 하지만 오 승무원은 “질병관리본부 기준에 따라 비행기에서 완벽한 방역 장비를 착용하고 비행한다”고 설득했다. “우한에 있는 교민도 대한항공 승객”이라고 수차례 설득한 끝에 아내의 승낙을 받아낼 수 있었다.

    오중현 승무원은 자원 후 28일 KE9883(인천~우한)과 KE9884(우한~김포) 항공기의 객실승무원으로 선정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KE9883 항공기는 원래 29일 정오에 출발할 예정이었다. 29일 새벽 6시 그는 집에서 인천국제공항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한·중 양국 정부의 조율이 늦어지며 다시 자택 대기 명령이 떨어졌다. 집에서 초조하게 대기하다가 이날 저녁 8시 45분 드디어 비행기가 이륙했다.



    방호복·고글·덧신에 테이핑까지 ‘완벽 차단’

    이 항공기에 탑승한 승무원은 기장(2명)·부기장(2명)·정비(1명)·운송(2명)·객실승무원(11명) 등 18명이다. 이들은 머리 전체를 덮어 싸는 모자와 전신을 덮는 흰색 일체형 방호복을 착용했다. 투명 고글과 흰색 마스크·덧신을 신고, 속글러브·겉글러브 등 장갑을 2겹으로 낀 다음 손목·발목을 테이프로 감으면서 혹시 발생할지 모를 상황에 대비했다. 숨쉬기가 힘들 정도로 철저하게 2차 감염에 대비했다.

    오중현 승무원은 “외부와 거의 완벽히 차단하는 방호복이 답답하긴 했지만, 또 그만큼 안전하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인터뷰를 하는 그에게선 땀 냄새가 가득했고, 얼굴은 번들번들했다. 셔츠와 바지도 빨래한 것처럼 젖어 있었다.

    우한 지역에서 귀국을 신청한 교민(720명) 중 368명이 이들과 함께 보잉 747-400 항공기를 타고 고국에 돌아왔다. 보잉 747-400 기종은 2층에 24석의 비즈니스석이, 1층 앞쪽에 12석의 일등석과 뒷쪽에 368석의 이코노미석이 있다. 총 404개의 좌석 중에서 91.1%의 좌석에 교민들과 관계자들이 탑승했다. 일등석은 비상 상황을 대비해 비워뒀다. 좌석을 가득 채우지 않고 출발한 이유에 대해서 “20여명의 정부 신속대응팀이 탑승했고, 중국 당국의 체온 측정 과정에서 소수(1명)가 고열로 탑승하지 못했다”며 “오늘 탑승하기로 예정했던 사람은 거의 다 탑승했다”고 설명했다.

    평소 대한항공은 보잉 747-400 항공기에 20여명의 객실승무원을 배정한다. 하지만 이날은 11명의 객실승무원만 배정했다. 기내에서 객실 서비스를 거의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11명의 객실승무원들이 교민이 탑승하기 전 404개의 좌석 전체에 각각 볼펜과 물, 이어폰, 세관신고서, 그리고 검역설문지를 각각 1개씩 미리 놨다. 식사도 제공하지 않았다. 그는 “혹시 모를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서 기내서비스를 최소화하자는 대한항공 노동조합의 요구를 사측이 받아들였다”고 설명했다.

    기내서비스를 거의 제공하지 않았는데도 11명의 객실승무원이 항공기에 탑승한 건 항공법 때문이다. 운항기술기준은 승객 50명당 1명 이상의 승무원을 배치하도록 규정한다.



    오랜 기다림에도 누구 한명 짜증내지 않았다

    이들을 태운 비행기는 30일 밤 11시 23분 우한 톈허공항에 도착했다. 하지만 톈허공항에서 다시 이륙하기까지 6시간 40분이 걸렸다. 예상보다 출발 시각이 늦어진 데 대해 오 승무원은 “중국 검역 당국에서 교민을 일대 일로 문진하고 체온을 확인했다”며 “통상 실시하는 검역보다 매우 꼼꼼하게 진행되면서 이륙이 다소 늦춰졌다”고 설명했다.

    승객 수송 과정에서 그는 우한 교민의 질서정연한 모습에 깜짝 놀랐다. 한밤 중에 장시간 검역 절차를 거치고, 막상 비행기에 탑승해서도 기내에서 2시간 정도 기다리는 동안 모든 승객이 매우 협조적이었기 때문이다. 오 승무원은 “기내에서 단 한 명도 불만을 터트리거나 화를 내는 사람이 없었다”며 “오히려 방진복을 입은 승무원을 배려해 화장실로 이동할 때도 최대한 접촉을 피하는 모습을 보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했다”고 말했다.

    오전 6시 3분 드디어 KE9884 항공기가 이륙했다. 비행기가 궤도에 진입하자 교민 중 한 명이 창밖을 통해 밖을 보더니 “정말 자동차가 한 대도 안 보이네”라고 중얼거렸다. 이날 밤 톈허공항도 교민을 제외하고 인적이 드물었다.

    기내에서 368명의 교민은 전원 N95 마스크를 착용했다. 0.02~0.2㎛(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입자를 95% 걸러내는 마스크다. 기압이 낮은 기내에서 산소 투과율이 낮은 마스크까지 착용해서 답답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지만, 오 승무원이 본 사람은 노약자를 포함해 그 누구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고 한다. 그가 “한국 시민의식이 매우 선진적이다”라고 느꼈던 이유다.

    승객이 모두 내린 후 승무원들도 검역소에서 방진복을 폐기 처리했다. 검역 당국 관계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일단 덧신의 실을 풀고 고글을 벗은 뒤 마스크, 방진복, 겉글러브, 속글러브를 탈의했다. 마지막으로 온몸에 소독제를 뿌린 뒤 정상 체온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김포국제공항을 빠져나왔다.

    밤샘 근무를 마친 11명의 승무원은 별도 격리 시설에 수용되지 않고 귀국하자마자 자택으로 퇴근했다. 오중현 객실승무원은 “검역 당국에서 ‘완전한 보호 장구를 착용한 경우 격리 시설에 수용하지 않는다’는 결정에 따라 자택에서 머무른다”며 “만약 발열·인후통 등 증상을 자각할 경우 즉시 신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오 씨는 어렵게 인터뷰에는 응했지만 “국가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한 일에 작은 역할만 한 것”이라며 사진 촬영을 거부했다.

    김포 = 문희철·곽재민 기자 reporter@joongang.co.kr

    news.v.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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