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잔투가르XE7 2025-08-15 06:49:192025-08-15 06:49:19
12월 3일 그 날은, 진짜 철딱서니 없이 하고 싶은 거 하고 살겠다고 작심하고 제멋대로 바람같이 살다가 운명의 여신을 만나서 사십 넘은 나이에 결혼이라는 제도권에 스스로 기어 들어가고, 또 한참이 지나서 이제는 오십이 다되가는 나이에 아이를 갖겠다고 몸부림(!)치다가 과학의 힘을 빌어 아기를 갖게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여의도로 와달라는 당대표의 긴급 문자에 가야되나 말아야되나 처자식 두고 가는게 맞는 건가 벼라별 생각을 다 하다가 아내가 자기 데리고 가면 보내주겠다고 해서 가기도 했고... 뭐 여기 계신 분들 다 그러시겠지만, 그 이후로 단 하루도 빼지 않고 겸공에 매불쇼에 남천동에 이이제이까지 마음의 안정을 조금이라도 느끼고 공허한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주는 분들 방송은 싹 다 들으면서 그렇게 돼지 한 마리 빵에 보내고, 이제는 진짜 본진도 털기 시작하려는 이 찰라에 말이죠....
제 아이가 태어난 거에요. 저는 아이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싫어하지도 않지만, 어린 아이나 갓난 아기들에게도 크게 반응을 보이지 않고, 제 조카들도 물론 예쁘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같이 시간을 보내고 놀아주고 하는 일을 꽤 힘들어하는 타입인지라, 전부터 걱정이었단 말이죠... 사랑받고 자라야 할 내 아이를 내가 그리 예뻐하지 않으면 어쩌나... 나같은 애비 밑에서 태어나는게 얘한테 좋은 건가... 뭐 별 별 생각 다 해봤는데, 아무튼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그 날 이후로 병원에서 6일, 그리고 산후조리원으로 옮겨서 4일 해서 열흘이 지났는데, 그렇게 관심 많고 중요한 뉴스가 뻥뻥 터지는 요즘인데 신기하게도 제가 뉴스를 거의 안보고 있습니다. 가끔 짬이 나면 딴지 게시판 정도는 훑어보지만 정말 아이를 갖는다는게 이런 것이라는 걸 오십 다되서 직접 가져보고 나니 이제서야 깨닫게 되네요.
만약에 누군가가 저한테 아이를 갖고 나면 어떤 느낌이 들어요?라고 묻는다면, 그건 마치 아랍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에게 아이를 갖는다는 게 어떤 의미일까요?를 아랍어로 뭐라고 할 지 한 번 맞춰보라고. 당연히 감도 안오겠지만, 그래도 모든 지식과 상상력을 동원해서 한 번 맞춰보라고 할겁니다.
당연히 아무 말도 못할겁니다. 아랍어를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저 문장을 갑자기 떠올려서 맞추겠어요. 단 한 단어도 말하지 못할거에요. 그러면 저는 지금 아이를 가져본 적이 없는 당신이 딱 그 상태입니다. 그래서 나는 이 감정을 도저히 전달할 수가 없어요. 라고 하려고 합니다. 제가 아이를 갖기 전에 가졌던 수많은 궁금증이나 막연한 공포, 혹시 내 인생이 너무 크게 바뀌면 어쩌지, 내가 아버지 역할을 잘 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공포, 혹시라도 아이가 예쁘지 않으면 어쩌나, 낳아놓고 안예뻐하면 어쩌나 등등... 막연하게 제멋대로 생각하고 안좋은 쪽으로 생각하기도 했던 그런 무지에 의한 공포들은 아이가 태어나고, 아버지가 되고, 나를 닮은 아이가 힘든 얼굴로 저를 쳐다보면서 울기도 하고.... 그 할 줄 아는 것이라곤 우는 것과 주는 것을 먹을 줄만 아는 그 작은 생명체를 열흘간 지켜보면서, 살을 부비고 눈을 떠서 잘 안보이겠지만 제 아비를 바라보는 그 눈을 보면서 정말 요만큼도 쓸 데 없는 생각들이었구나 싶네요.
진짜로 이명박 이후로 이렇게까지 정치나 세상 돌아가는 것에 열흘씩이나 관심을 거의 끊었던 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약간 과장해서, 그딴게 지금 나한테 뭐가 중요하냐 내새끼가 내 눈앞에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게다가 잼통덕에 이 아이는 태어나자마자부터 애미애비에게 맛있는 거 사먹으라고 15만원짜리 쿠폰도 선물해준 효녀네요...
저를 닮아서 예쁩니다. 2.5킬로그램으로 태어났으니 정말 작고 말랐어요. 포동포동한 아기들도 많은데, 얼굴도 조막만하고 턱은 이미 오토매틱V라인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무쌍이지만 눈이 길고 크기까지 합니다. 게다가 젊습니다(?). 45학번에 요즘 트렌드인 무쌍 긴눈에 말랐습니다. 남자아이들 가진 학부모님 특별히 줄 서실 수 있는 기회 드립니다. 안타깝게도 제가 남자 보는 눈이 까칠해서 5살차 이상은 사위로 받지 않을거라 20년생까지만 받겠습니다....
그냥 이미 딸바보가 된 것 같아 어차피 앞으로 쭉 관식이처럼 이러고 살 것 같으니 에라 모르겠다 여기에도 주절주절 적어봅니다. 열흘이 지났는데 이 감흥이 가시질 않네요... 흑흑 ㅠㅠ
P.S 조국 대표가 오늘 자유의 몸이 되셨군요!!! 방금 알았습니다.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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